점심을 좀 늦게 먹으면 안될까요? > 목회칼럼(박대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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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박대우목사)

November 05, 2023 . 아름다운교회 점심을 좀 늦게 먹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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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3-11-0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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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스에 처음 부임하여 교회를 담당할 때입니다. 주일이면 모든 부서에서 분주하고 치밀하게 그리고 긴장하면서 여러 일들이 동시에 이루어지기에 목회자에게는 주일이 가장 신경써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감육체가 촉을 세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설교와 예배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극도의 신경이 날까로운 날입니다. 그러한 여러 가지 일들 가운데, 예배는 모든 주일 사역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사실 교회의 가장 주된 사역이기도하지요. 다른 사역은 몰라도 예배는 하나님앞에서 드려지는 것이기에 한치의 오차나 방심이 허용되지 않으며, 은혜의 통로가 되기에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예배를 강조하는데, 한 가지 마음 에 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방사역팀이 열심히 사역을 하고 있는데 예배에 소외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에 몇 집사님들이 아침 일찍부터 와서 음식을 다루고, 성도들이 주일 점심에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데 예배에 참석 하지 않고 스피커를 통해서 중계되는 것을 들으며 주방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노력과 정성이 대단하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분들도 예배를 통해서 은혜의 공급을 받아야 하는 분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예배드리는데, 이 분들은 주방에서 예배시간에도 식사준비에 분주했던 것이지요. 그런 모습이 성경적이지 않아 그 제도를 고쳐서 예배에 집중하도록 하는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갈등의 조정등이 있어야 했습니다. 체질을 바꾸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오는 목적은 밥을 먹는 일이 아니라, 예배하는 것이 주된 일인데, 예배는 사라지고 밥먹는 일이 가장 중요한 교회의 사역이 되었다면 본말이 전도되었거나, 변질이 되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척을 하고 새롭게 교회를 시작해서도 같은 문제들이 늘 발생했습니다. 예배에 온 마음을 써야 하는데, 식사를 담당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성도들의 먹거리가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도 온통 밥먹일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예배를 마친 성도들이 혹시나 배가 고프도록 기다려야 하는 것이 신경쓰여서 예배가 다 마치기도 전에 봉사팀이 우르르 나가는 일들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그때마다 조정을 하고, 다짐을 하면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만, 아마도 주방을 담당하는 분들에게는 쉬운 문제가 아닌것 같습 니다.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밥 먹는 시간을 좀 늦추면 안되겠느냐는 것입니다. 꼭 예배를 마치자 마자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여유있게 기다렸다가, 그동안에 성도들의 교제를 통해서 사랑의 담소도 나누면 좋지 않을까요? 정 배가 고프면 교회 오기 전에 조금만 요기를 하고 오거나, 기다려주는 예의는 지켜주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봉사하는 분들이 충분히 예배를 드리고 기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남을 배려하는 것 도 우리가 꼭 해야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은혜로 채워져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면 더 오래, 힘들어도 이겨내며 할 수 있지만, 의무감으로 하게 되면 쉽게 지치고 나중에 더 어려운 일을 겪는 것을 보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주일학교에서도, 어른들 사이에서도, 이런 자그마한 배려는 교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은혜로운 섬김입니다. 밥달라고 보채지 않고, 좀 늦게 먹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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